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이명박 대통령은 선거 기간 내내 ‘민생’과 ‘서민’에 대해 깊은 관심과 장밋빛 공약을 남발하였지만, 이랜드, 코스콤, KTX, 기륭 전자 등 우리사회 가장 취약계층인 비정규직 문제에는 그 어떤 해결의지도 보여주지 않은 채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이에 우리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대통령 취임 한 달을 경과하는 이 시점에서 그리고 국회의원 선거 기간이 막 시작되는 이 시점에서, 비정규직 장기투쟁사업장 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하기 위하여 이 자리에 모였다.
‘기업 편향’의 불공정한 법 적용으로 비정규직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한과 눈물의 상징이 되고 있는 ‘이랜드 비정규직’ 문제는 사태발생 9개월이 지나도록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이랜드 기업은 지난해 비정규직법 시행을 앞두고 차별시정 논란을 피하기 위해 직접고용하고 있던 홈에버, 뉴코아 유통매장의 계산원 계약직 노동자들을 계약해지하고 그들의 업무를 외주화 시켰다. 그러나 지난해 범국민적인 지지와 관심 속에 진행된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박한 몸부림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이렇게까지 장기화된 것은 이랜드 사측의 불성실한 교섭태도와 정부의 ‘불공정한 이중 기준’ 때문이다.
이랜드 사태는 월 임금 80여 만 원에 불과한 열악한 일자리마저 ‘외주·용역화’해서 고용조건을 더 악화시키려는 사측의 전횡에 맞서 진행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진행된 파업과 점거농성, 항의집회는 말 그대로 ‘생존’을 위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마지막 몸부림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정부는 ‘불법’이라는 이름아래 농성을 강제로 해산하고, 노조간부들을 형사 처벌했으며, 사측이 고용한 용역들이 노동자들에게 가하는 폭력을 방조해 왔다. 반면 불법을 저지르고 국정감사장에의 증인출석 요구마저 무시한 이랜드 사측에 대한 처벌은 거의 가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편파적 태도에 편승하여 이랜드 그룹은 사태해결에 대한 책임은 도외시 한 채, 외주화 철회 등의 약속을 뒤집고 신규점포에 비정규직 중에도 근로조건이 더욱 열악한 용역, 파견직 노동자를 채용하고 있다. 또한 노조 지도부는 물론이고 조합원들에게까지 징계해고를 남발하고 나아가 ‘카드깡’과 불법 주류 유통 등 온갖 반사회적 불법을 버젓이 자행하고 있다.
코스콤 비정규직노동자 사례는 또 어떤가. 서울지방노동청의 특별근로감독과 환경노동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확인되었듯이, 이 문제는 사측의 명백한 불법 파견으로 인해 발생된 것이다. 그러나 정부 당국은 원인 제공자인 사측에게 책임을 묻는 대신,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6개월째 파업 중이던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농성장을 단지 ‘불법 시설물’이라는 이유로 강제 철거해 사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2년이 넘도록 길거리에서 농성을 계속하고 있는 기륭전자와 KTX 여승무원 등 전국의 수많은 사업장의 비정규 노동자들이 절망의 절벽 끝에서 생존권을 지키기 위하여 처절하게 싸우고 있다. 이 문제들 역시 대부분 잘못된 비정규직노동자 관련 법 제도, 불법파견 등 사용자들의 불법과 탈법, 무리한 비용 절감책에 의해 유발된 것이지만, 국민은 사측이 법대로 처벌되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하고 있다.
공정한 법적용을 위해서는 사측의 불법 행위부터 처벌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노사관계에 대해 취임 전부터 줄곧 “법과 원칙의 엄정한 적용”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정반대로 노동자들 특히 가장 열악한 처지에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법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는 반면, 사측의 불법과 탈법에 대해서는 거의 눈을 감고 있는 실정이다. 만일 ‘법과 원칙’ 운운이 진정성을 가진 것이라면, 정부는 사측의 불법, 탈법행위부터 우선적으로 처벌해야 할 것이다. 또한 당선 직후 전경련을 방문, ‘비즈니스 프랜들리’니 ‘24시간 핫라인’이니 온갖 구애를 하고, 어렵게 잡힌 민주노총과의 면담은 ‘위원장의 검찰 출두’를 조건으로 걸어 거부해버린 대통령을 보면서, 국민은 대통령이 말하는 ‘법과 원칙’이 결국 노동자들 특히 비정규노동자들에 대한 ‘선전포고’가 아닌가 심히 걱정하고 있다.
각 당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이랜드 등 사태의 장기화에는 17대 국회의 책임도 크다. 국회는 국정감사를 통해 이랜드와 코스콤 사용자의 책임을 확인했음에도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비정규직 투쟁의 장기화를 방조하였다. 18대 총선을 앞둔 지금, 각 당은 이랜드 등 장기화되고 있는 비정규 투쟁사업장에 대한 대책과 아울러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하고, 나아가 오는 18대 국회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축소하고 차별을 시정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수립하여야 한다.
비정규직의 무차별 확산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부를 것이다.
‘계약 해지’를 무기로, ‘원청의 사용자성 불인정’을 통한 사측의 비정규직 탄압으로 인해 이 나라의 노동 현실은 자칫 7~80년대로 되돌아갈 위험에 처해 있다. 전체 노동자의 절반이 넘는 87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1~2년 주기의 해고 위협, 월 100만원이 안 되는 저임금, 가혹한 노동 강도, ‘2등 국민’이라는 차별과 멸시로 고통 받고 있으며, 미래에 대한 그 어떤 희망도 갖지 못하고 있다. 얼마 안 있어 비정규직 노동자관련법이 중소 규모 사업장까지 확대 적용되게 되면 사태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극한적인 사회양극화와 빈곤층의 극대화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도저히 치유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를 것이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더 늦기 전에 정부와 정치권은 18대 국회에서 차별논란을 회피하기 위한 기업들의 편법적인 외주용역 전환을 막기 위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요구
I. 정부는 이랜드를 비롯한 장기투쟁 비정규직 노동자들 문제를 즉각 해결하라 !
I. 정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한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 !
I. 정부는 법을 공정히 적용하고, 사용자들의 불법, 탈법 행위를 엄중히 처벌하라 !
I. 사용자들은 즉각 성실 교섭에 임하여 비정규 노동자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
2008년 3월 26일
이랜드 등 비정규직 장기투쟁 사업장에 대한 탄압중단과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노동.시민.사회단체 일동 (총 272개 단체)
* 출처 및 링크 : 함께하는시민행동 http://action.or.kr/home/bbs/board.php?bo_table=care_news&wr_id=42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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