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에 서있는 금융주도 자본주의
2007년 세계 신용경색 (요약)
로버트 쿠트만 (CEPN, Paris XIII)


1. 주택 호황

현재 위기의 기원은 10년에 걸친 미국의 주택 호황과 2006년의 붕괴에 있다. 1990년대 중반 우호적인 인구학적 경향(인구성장), 경제조건(이자율, 노동시장), 사회경제적 세력관계(‘소유자사회’ 이데올로기)는 미국 경제소생의 핵심 기둥이 될 부동산 호황을 일으켰다. 이런 확장을 촉진한 것은 금융혁신이었고, 특히 ‘대부의 증권화(자산유동화)’(securitization of loans)였다. 이는 부동산 투자자금 조달을 변형했다.  

미국 정부는 오랫동안 다양한 세제상 특전과 보조금으로 주택소유를 지원했고, 안정적인 자금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특수한 대부기관을 설립했다. 정부지원은행인 패니매(Fannie Mae, 연방저당권협회, Federal National Mortgage Association의 통칭), 프레디맥(Freddie Mac, 연방주택대출저당공사의 통칭)은 미국의 각각 2위와 3위 규모의 대부기관으로 성장했고, 두 기관의 자산을 합치면 5.2조 달러를 넘는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자금조달을 위해 정부기관증권(agency security)이라는 채권을 발행한다. 정부지원 때문에 이 채권의 이자율은 낮은 편이다.) 그들은 미국 모기지(mortgage, 주택저당) 시장의 거의 절반을 통제한다. 1980년대 중반 이들 준공공은행은 자금조달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독창적인 방법을 발견했다. 그들은 모기지를 집합(pool)으로 묶어서 채권을 발행하였고, 투자자에게 수입 플로우에 대한 지급권을 제공했다. 이러한 ‘주택저당증권’(주택연계증권, mortgage backed securities, MBS)은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수익을 제공함으로써 급격히 성장했다. 머지않아 은행도 대부의 증권화에 뛰어들기로 결정했다.

은행은 모기지 대부를 시장성이 있는 증권으로 다시 묶음으로써 수수료 수입이 높은 새로운 중개서비스를 제공하고, 채무불이행 위험을 외부로 이전하고, 대부된 자금을 신속히 회수함으로써 새로운 대부를 제공할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수익에 굶주린 투자자들로부터 자금공급이 쇄도했고, 은행은 흥청망청 대부를 확대했다. 1990년대 후반 은행은 과거의 모기지를 (더 낮은 금리로, 더 많은 액수로) ‘재융자’(refinancing)했고, 동시에 이른바 ‘주택담보가계지원대출’(home-equity loan)을 제공함으로써. 신용수요를 부양했다. 이러한 혁신은 주택가격 상승에 비례하여 미국 주택소유자의 대부 능력을 증가시켰다.

호황이 거품으로 전환하면서, 2004년 후반부터 2006년 초까지 은행은 정상적인 시장조건에서는 자격을 갖추지 못한 차용자(borrower)를 대상으로 삼는 혁신을 가속화했다. 이른바 ‘피기백’(모기지 추가대출, piggy-backs)은 담보금(downpayment, 모기지에서 주택구입자가 계약초기에 납부하는 금액)을 메울 수 있도록 이차 대출을 제공하는 것이며, 이는 가계가 현금이 전혀 없이도 완전히 빚을 통해 주택을 구입할 수 있게 했다. ‘알트-A 모기지’(Alt-A mortgages)는 차용자의 소득, 재산, 신용거래기록 등을 묻지 않는 조건으로 높은 이자율로 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s)가 가장 중요하다. 서브프라임 시장은 5390억 달러에 달하는 650개의 증권화 거래를 체결했다.

피기백, 알트에이, 서브프라임의 급격한 확대는 무디스 또는 스탠다드앤드푸어스의 투자등급 평가 때문이 아니다. 우리는 그러한 높은 투자등급 평가가 채무불이행(default) 위험에 대한 객관적 평가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투자등급 평가기관은 어떻게 대부 풀을 구성해야 하는지 은행에 컨설팅을 함으로써 높은 수수료를 벌며, 은행은 시장성이 높도록 충분히 높은 등급을 획득해야 했다. 따라서 지난 3년간 MBS에 발행할 때마다 높은 투자등급 평가를 받는 서브프라임이 포함되었고, 투자자는 매우 안전한 증권을 구입한다고 안심했다. 이제 평가기관이 강력한 비판을 받게 되자, 그들은 과도하게 낮은 등급평가라는 정반대의 반응을 통해 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 이는 이 증권들이 기관투자가(뮤추얼펀드, 연기금)에게 부적격으로 보이게 할 것이며, 결국 채무불이행에 이르게 할 것이다.

신용평가기관만이 미국 주택 호황의 위험성을 경시한 유일한 행위자가 아니다. 부동산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은행이 고용한 재산평가인(assessors), 신용위기가 MBS 구매자에게 이전되도록 한 은행 최고경영인, 그리고 비전통적 모기지를 통해 더 높은 수수료와 이자를 추구한 대부관리자 등도 그러했다. 서브프라임 대부기관은 처음 2년 동안의 1% 수준의 매우 낮은 “미끼금리”(teaser rates)가 18% 수준까지 재설정될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제시하지 않았다. 다수의 차용자들은 모기지 조건에 대한 적절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했고, 금리 재설정이 이뤄지기 전에 재융자를 받을 수 있으리라 믿었다.

미국 연방준비이사회(FRB)가 2년에 걸쳐 7번 연쇄적으로 이자율을 인상하자 주택거품은 2006년 중반 폭발했다. 주택판매, 주택건설, 모기지 대출, 주택가격이 모두 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했다. 2007년 초반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한 이자율 상향조정의 첫 번째 물결이 강타했다. 2008년에 걸쳐 이자율이 매우 높은 상태로 유지될 것이라고 여겨지면서 서브프라임의 20%가 1-2년 내에 채무불이행에 직면할 것이라는 사실이 갑자기 분명해졌다. 2007년 6월 무디스와 스탠다드앤드푸어스는 서브프라임 대부에 기반을 둔 수백 개의 증권들을 하향조정했으며, 이들 중 다수는 투자등급 아래에 처하게 되었다. 완전한 금융위기를 위한 무대가 갖춰졌다.

2. 증권화 사슬의 붕괴

금융위기는 자아도취적인 탐욕으로부터 공황적인 공포로 급작스러운 정서의 변화를 촉발하며, 따라서 신용체계의 급격한 붕괴를 유발한다. 베엔뻬 빠리바(BNP Paribas, 프랑스은행)가 2007년 8월 9일 서브프라임 관련 두 종류의 펀드에 대한 환매를 중단했을 때, 전 세계적 연쇄반응을 일으켰다. 광범위한 시장의 무질서에 직면하여 증권화된 대부에 대해 적절한 가치를 평가할 수 없다는 베엔뻬 빠리바의 발표는 이처럼 복합적인 새로운 증권이 더 이상 적절한 가치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드러냈다. 투자자는 내재적 위험을 경시했지만, 이제는 그러한 위험을 과장하는 정반대의 극단으로 나아갔다.  

증권의 가치를 평가할 수 없다면, 증권을 거래하거나 담보물로 활용할 수 없다. MBS 시장은 최소한 당분간은 소실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MBS 시장의 폭발은 모든 층위의 ‘부채담보부증권’(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s, CDOs)을 동결시켰다. CDOs 신규발행은 2002년 8백억 달러에서 2007년 5천억 달러로 상승했다. CDOs는 회사채, MBS, 신용카드채 등을 포함하여 다양한 종류의 부채로 구성된다. 이는 서로 다른 채무불이행 위험성을 지닌 트랜치(tranches)로 분리되며, 채권으로 판매될 때 위험성에 비례하여 더 높은 수익이 제공된다. (이는 '구조화금융'(structured finance)이라고 불리는 증권화 행위다.)

사진 출처 : 참세상


서브프라임 채무불이행과 MBS의 급격한 가치하락이 전염될 것이라는 전망은 CDOs에 대한 신뢰를 붕괴시켰다. 그 결과 CDOs는 이자율이 높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지난 6개월 간 거래규모가 극단적으로 축소되었고, 추정 가치의 80%가 하락했다. 이 때문에 세계적인 금융기관이 잠재적인 대규모 자산상각(write-down)에 노출되었고, 2007년 10월 말 메릴린치와 시티뱅크는 각각 80억 달러와 110억 달러의 손실을 발표했다. 1.3조 달러에 달하는 서브프라임, 알트-A 관련 CDOs의 규모를 볼 때, 잠재적 손실은 막대하다. 무디스와 스탠다드앤드푸어스는 점점 더 많은 수의 CDOs를 투자등급 아래로 하향평가하며, 투자자들의 자산매각을 촉발시킨다. 부채 가치하락(debt-deflation) 과정이 시작된 것이다.  

세계의 지도적 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기관들도 대규모 손실을 입을 것이다. 예를 들어 다수의 보험회사와 연기금은 CDOs 보유를 축적했다. 헤지펀드는 비중이 높은 구매자이며, 그들의 CDOs 보유를 추가적인 부채를 위한 담보로 활용했다. 이제 모든 금융시장이 첨예한 조정과정을 겪었고, 이러한 펀드들이 수익을 높이기 위해 활용한 높은 수준의 레버리지는 역효과를 내었다. 모든 증권의 가격하락은 그들 자산의 가치를 축소시켰고, 헤지펀드는 자산매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주식, 채권, 구조화금융 상품, 통화 시장에 대한 막대한 압력을 가했다. 위기는 LBO식 기업매수 공격이 격렬했던 지난 시기 동안, CDOs 발행을 통해 자금을 투자하고자 했던 사모펀드(private-equity fund)가 형성했던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거래를 봉쇄했다.

이러한 손실은 1-2년이 지나면서 점차 실현될 것이지만, CDOs의 문제는 증권화의 또 다른 층위를 잠식하는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즉 '자산담보부기업어음'(asset-backed commercial paper, ABCPs) 시장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2007년 8월 말, 9월 초의 ABCPs의 혼란은 은행, 헤지펀드, 사모펀드가 레버리지(차입자본을 통한 투자)를 할 수 있는 단기투자수단을 차단했다. 이러한 여파는 본류 '기업어음시장'이 압력을 받게 했다. 은행은 갑작스럽게 고객의 즉각적인 유동성 투입 요구에 직면했다. 이러한 자금 소요는 거대 '은행간시장'(inter-bank market)에서 폭발했다.

2007년 8월 세계적으로 조직된 은행간시장이 급속도로 무질서해지자, 전 세계의 중앙은행(특히 유럽중앙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은 몇 주 동안 대규모 긴급자금을 투입해야 했다. 최고 중앙은행, 즉 “최종대부자”의 개입은 선례가 없었던 것이다. 이는 9월 18일 미국 연방준비이사회의 갑작스러운 대규모 이자율 인하(0.5%)에 뒤따른 것이었다. 이러한 개입은 시장을 진정시키고, 행위자들이 정상적인 행동으로 복귀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이는 다음번의 시장공황의 물결이 일기 전까지 약간의 시간을 번 정도였다.  

3. 흔들리는 세계성장의 원동력  

지속되는 신용경색은 미국의 주택 침체가 미국경제를 경기침체에 이르게 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했다. 핵심적인 지표들, 즉 일자리 창출, 산업질서, 소매업, 소비자금융 등등이 이미 심각한 침체에 이르렀다. 주택가격 하락에 따라 재융자가 거의 완전히 사라지면서 소비 순항의 바람에 휩쓸려 나갔다. 최고점에 비해 주택시장 규모가 25% 감소했고, 주택가격이 10% 하락했다. 대부의 담보로 기능하는 에퀴티(Equity, 담보를 제외한 저당물의 순수가격)의 가치가 부채보다 하락하자, 수백만 명의 주택소유자가 압박을 받았다. 이자율 조정이 지속되면서, 채무불이행과 유질처분(foreclosure)이 서브프라임에서 알트-A와 피기백을 거쳐서, 마침내 프라임 등급까지 확산되었다. 이때 미국 정부는 3조 달러 모기지 시장에서 1천억 달러의 손실을 예상했고, 2009년까지 2백만 명이 유질처분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미국경제의 규모를 볼 때, 어떠한 경기침체도 세계에 영향을 끼친다. 미국은 지난 20년 동안 다른 선진 자본주의 국가(캐나다, 유럽연합), 신흥시장(브라질, 인도, 러시아), 상품생산국가(OPEC)에 대해 대규모 ‘무역적자’ 상태였다. 현재 시점에서 보면, 매년 약 8,500억 달러였고, 미국 GDP의 약 6.5%였다. 미국 소비자는 10년간의 주택호황으로 소비규모가 상승했고 (이는 선례가 없을 정도며 GDP의 72%에 이른다), 세계의 “최종구매자”가 되었다. 그들의 부의 갑작스러운 역전은 미국인들이 덜 소비하게 할 것이며, 다른 나라들은 위기를 느끼게 될 것이다.

미국 주택위기는 다른 나라의 수출주도 성장을 잠식할 뿐만 아니라, 미국의 채권자들을 위협한다. 미국은 다른 과잉소비 국가들처럼 무역적자를 메우기 위해 해외로부터 돈을 빌려야만 한다. 이는 매일 거의 35억 달러를 빌리는 것과 같다. 현재 미국은 해외에 3조 달러를 빚지고 있다. 물론 미국은 다른 채무자와 같지 않다. 세계화폐를 발행함으로써 (만성적인 무역적자 때문에 미국 달러는 미국 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이 유통된다) 미국은 다른 나라에게 자신의 통화(달러)로써 돈을 빌릴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는 국내에서 달러를 더 발행함으로써 부채를 갚을 수 있게 함으로써, 해외채무를 훨씬 더 가볍게 한다. 외부적 제약이 없다면, 미국은 그들의 경제를 더 빠르게 운영하며, 더 많이 빌리고, 더 많이 소비하고, 덜 저축할 수 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인 미국에서 개인 저축률은 처분 가능한 소득의 마이너스 2%에 이른다.

해외투자자는 수익률이 낮은 미국재무성 채권을 점점 더 회피하면서, 높은 수익을 내는 MBS에 달려들었다. 그들은 미국의 모기지 기반 증권화에 깊이 연루되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세계 곳곳에서 상당한 손실이 발표되었다. 이러한 손실은 관리하거나 소화하기에 어렵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새로운 증권화 수단은 투자자들이 최종 차용자들로부터 여러 층 떨어지도록 했으며, 신용정도를 평가하고 손실을 예상하는 것을 어렵게 했다. 누구도 풀 내에서 언제 어떻게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지 모른다. 예측 가능성의 체계적 결핍은 대부분의 증권화된 자산이 콘듀잇(conduits)과 특수목적회사(special-purpose entities)에 분리된 채로, 장부 외에 있기 때문에 더욱 악화된다. 연기금과 헤지펀드와 같은 기관투자가는 증권화 수단(예를 들어 CDOs, ABCPs)의 불투명한 특성에 맞서기 위해, 그 가격을 책정하는 매우 정교한 컴퓨터 모델을 활용한다. 그러나 이러한 계산은 그들이 근거를 두는 가정에 따른 것일 뿐이다. 이는 대부 풀의 증권화에서 위험을 감수하려는 구매자가 항상 존재한다는 것을 함의한다. 그러나 위기가 유발한 공황의 와중에 이러한 가정은 급속히 사라질 뿐이다.

현재 2007년의 신용경색에 따른 총 손실을 측정하는 것을 불가능하지만, 진상이 밝혀지기까지 1-2년이 걸릴 것이다. 모기지 채무불이행은 지금까지의 1천억 달러의 두세 배가 되기 쉬울 것이다. 은행은 MBS 보유분의 절반을 상각해야 할 것이며, 미국, 유럽, 동아시아의 지도적 은행이 지금까지 입은 5천억 달러의 손실은 앞으로 세 배에 이를 것이다. 은행이 통제하는 ‘구조화투자회사’(structured investment vehicles, SIVs), 즉 대차대조표 장부의 양쪽 면에서 ABCPs와 CDOs를 활용하는 회사의 손실은 이미 1천억 달러를 넘었으며, 재무부가 지원하는 구제기금(bail-out) 계획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그 손실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다른 금융기관, 특히 헤지펀드, 사모펀드, 기업연금의 손실은 더욱 모호한 손실계산 규칙 덕분에 예측하기 더욱 어렵다.

은행자본의 파괴는 심각할 것이다. 세계의 지도적 은행의 다수는 심각한 자본결핍에 직면할 것이며(undercapitalized), 대출을 줄이고 배당을 연기하고 자본을 재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자본재구성(recapitalization)은 앞으로 1-2년간 매우 낮은 경제성장률(1-1.5%)로 나타날 것이다. 부정적인 대중심리적 영향은 더욱 심각할 것이다.

4. 교차로에 서있는 금융주도 자본주의

새로운 ‘금융지배축적체제’(finance-dominated accumulation regime)의 중심에는 은행과 금융시장이 존재한다. 이제 은행과 금융시장이 곤란에 처해 있다. 은행가들은 오랫동안 은행활동에 가해진 제약이 제거된 후 (1989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2차 은행업지침, 1999년 미국의 금융서비스현대화법률) 세계의 지도적 은행들이 지난 20년 동안 추구한 ‘겸업은행모델’(universal-banking model)을 재고해야 할 것이다. 상업은행, 투자은행(증권), 펀드 관리, 보험 등을 결합함으로써 이러한 통합은 은행이 새로운 금융상품을 도입하고, 이 금융상품을 위한 시장을 조직하고, 대량의 유동성을 이 시장으로 이끌기가 훨씬 더 쉬워지도록 했다. 최악의 타격을 받은 은행은 겸업은행업의 다른 분야에서 얻은 부진한 성과를 보충하기 위해 다층적인 증권화 피라미드의 고위험 부분에 가장 많이 접근했던 은행들, 예를 들어 시티뱅크, 메릴린치, UBS, 도이체방크, 바클레이즈 등이다. (이는 JP 모건, 체이스, 골드막삭스, 크레디트스위스, 베엔뻬빠리바 등과 대비된다.) 개별적인 성과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신용체계가 한 지붕 아래에서 모든 것들을 행하는 기관에 의해 조직되도록 하는 것은 위험하다. 적절한 정상조건에서 서로 다른 활동을 유지하도록 하는 조직 내부의 효과적인 “방화벽”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거대한 자산거품의 와중에서 시장조작의 유혹이 불가피할 것이다. 규제당국, 평가인, 신용등급평가기관, 기업내부 회계감사관, 기관투자가 주주 등이 수행할 것이라고 가정되는 정상적인 억제와 균형이 현재의 위기를 적절히 예방하도록 작동하지 않았다.

또 다른 문제는 ‘금융혁신’(financial innovation)의 비용, 이익과 관련된다. 계약조건의 수정에 지나지 않는 새로운 금융상품이 손쉽게 출시된다. 그러나 금융상품의 단기적 성격은 지적재산권에 의한 보호를 선취하며, 따라서 쉽게 서로 모방하도록 만든다. “선착자”의 유리함이 금방 사라져 버리므로 금융상품 발전 사이클은 매우 짧다. 따라서 은행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라는 압력에 항상 노출된다. 지금까지 금융혁신은 일반적으로 긍정적인 힘으로 간주되었다. 증권화, 파생상품, 구조화금융과 같은 금융중개업의 새로운 경로가 세계적 규모에서 거대한 투자자 집단을 동원하도록 촉진하고, 미국과 다른 나라의 채권자들이 세계 곳곳으로부터 값싼 펀드에 접근하게 했다. 이처럼 부채에 대한 손쉬운 접근은 소비자의 소득과 지출을 분리(decoupling)시켰고, 지금까지 안정적인 성장패턴을 가능하게 했다. 지난 25년 동안 우리는 단지 두 번의 경기침체를 겪었고 (1990-91, 2000-01), 그 위기들은 얕고 짧았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금융혁신의 거대한 잠재적 비용에 직면한다. 이는 의심이 없었던 투자자들이 적절한 이해하지 못했던 위기에 처하고, 장부 외부에 숨겨진 채로 남아 있던 손실을 보게 한다. 복잡성과 불투명성이 결합된 증권화 수단들(MBS, CDOs, ABCPs)은 갑작스러운 시장마비에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것들은 시장행위자가 급속한 확장을 위해 활용했던 대규모 부채를 포함하는 거래시장(trading platform)을 지녔다. 이러한 레버리지는 거대한 휘발성의 비법이다. 미국 모기지 시장의 어두운 층이 결국 세계경제의 중추인 은행간시장을 마비시킬 수 있었다.  

이 모든 것들은 은행시스템의 구조적, 행위적 규범에 관한 규제 구조라는 문제를 제기한다. 서로 감시해야 하는 사적 행위자들의 억제와 균형이 실패했다. 이런 행위자들에 대해 더욱 분명할 규칙을 정해야 하며, 이러한 규칙에 관한 정부의 효율적인 강제력이 필요하다. 금융의 세계화된 성격 때문에 세계적으로 조정되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도 명백하다. ‘국제결제은행’(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 BIS)은 바젤Ⅱ라고 불리는 새로운 자기자본비율(자본충실도)을 세계적으로 이행하려고 하고 있다. 불행히도 현 위기는 이러한 방향 하에서 현재 이뤄지고 있는 주요 시도가 제한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새로운 시스템은 위험을 평가하기 위해 더욱 선진적이고 정교한 수단을 활용하는 것에 보답하여 은행이 자신의 최소 자본수준을 결정하게 한다. (바젤Ⅱ는 운영위험뿐만 아니라, (증권, 파생상품, 통화 시장에 가격변동에 적용할 수 있도록) 채무불이행 위험과 시장위험을 관리하는 것에 관해서 은행의 급격한 변화를 장려하려고 한다.) 불행히도 은행은 그들의 위험평가 모델이 제시하는 시나리오를 벗어나는 신용경색의 증식력을 목도했다. 달리 말하면, 은행은 그와 같은 위기의 원동력을 상상할 수 없었다. 그들의 모델은 측정 가능한 결과를 계량하며, 따라서 판매하려는 금융상품을 어떤 가격에서 구매하려는 누군가가 항상 존재한다고 가정한다. 따라서 이러한 모델은 주어진 가격이 적절하다면 위험성을 이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수용한다. 그러나 증권화된 금융상품의 여러 층들을 지지하는 기초의 생존성 대하여 상대적으로 제한된 손상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더라도, 이성적으로 가격을 책정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지 않게 되며, 따라서 그러한 상품들을 위한 시장이 사라지게 된다. 시장에 대한 신뢰가 일반적으로 붕괴하면서 위험관리 메커니즘이 봉쇄될 때, 위험관리 모델이 어떤 가치가 있는가?

장기적인 안정의 시기는 채무자가 과도한 채무를 지도록, 채권자가 위험을 과소평가하도록 조장하는 금융적 취약성을 낳았다. 2007년 신용경색은 1960년대 후반처럼 우리가 “황금기”가 난기류에 자리를 내주는 교차로에 다시금 도달했다는 경고일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금융의 재규제(re-regulation) 문제는 분명히 긴급하다. 어떻게 금융당국은 은행을 감독하고, 최종대부자로서 위기를 관리하며, 통화정책을 지휘하는 삼중의 역할을 결합할 수 있나? 금융당국은 일상적인 시기에 강력한 반인플레이션 정책을 취하고 위기의 시기에 대규모 유동성을 투입하라는 투자자 집단의 압력 하에서 효과적으로 행동할 수 있나? 중앙은행들은 세계적 위기에 직면하여 효과적으로 협조할 수 있나? BIS, 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과 다른 다자기관들이 경제체계의 안정성에 생산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필요한 개혁은 무엇인가? 국제화폐시스템이 60년간의 달러지배로부터 다극적인 체계로 변화하며, 여러 개의 통화들(미국 달러, 유로, 조만간 아마도 중국 위안)이 세계적 지도력과 발권이익을 위해 경쟁하게 될 때 어떻게 이들 기관들의 개혁이 일어날 수 있나? 미국 서브프라임의 천천히 타들어가는 도화선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응답을 모색하기 위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끝>

* 저자와 원제: Robert Guttmann, "The Global Credit Cruch of '07",
* 출처:
http://www.franceattac.org/spip.php?rubrique997
* 발췌번역: 임필수 (사회진보연대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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