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망]용산역 노인 격투~에휴~
지난 5월 22일(목) 오랜만에 반가운 벗님을 만나, 푸념을 늘어놓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었습니다.
종각에서 병점행 열차를 타고 용산역에서 내려, 동인천행 급행열차를
타기위해 건너편 승강장으로 재빠르게 넘어갔습니다. 언제 열차가 도착할지 모른다는 압박감에 숨을 헐떡이며 계단을 뛰어오르고 뛰어내려갔습니다.
가급적 서울 도심에는 나가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 그래서 광우병 수입반대 촛불문화제도 찾지 않는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동인천행 급행열차가 정차하는 승강장에는 늦은 밤시간이었는데도 많은 이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숨을 고르고나서, 멍하니 급행열차를 기다리는 것도 머해서 책 <나쁜기업>을 집어 들었습니다.
그런데 책을 집어든지 얼마되지 않아, 건너편 승강장(인천, 수원행)에서 격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소리의 진원지를 눈으로 쫓아보니, 세노인이 엉켜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두노인은 노약자라고 하기에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거친 주먹을 상대에게 날리며 말그대로 격투를 벌이고 있었고, 한 노인은 그들을 힘겹게 말리고 있었습니다. 자세한 상황은 알 수 없었지만, 건너편 승강장에서 벌어진 민망한 장면을 목격한 시민들은 씁쓸해했습니다. 용산행 급행열차가 도착해 정차하는 바람에,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열차가 도착해 탑승해서 건너편을 살펴보니 다행히 경찰이 출동해 상황은 큰 사고없이 정리된 듯 싶었습니다.
암튼 참 민망했습니다.
애들보고 젊은 청년들보고는 이래라 저래라 하시는 어른들이 철없는 애들처럼 주먹다짐을 하시다니~
아니 주먹질하며 싸울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지켜보기에 참 그랬습니다.
급행열차가 한강철교를 건너며 주위의 화려한 불빛속을 내달릴 때~
저 두노인의 힘찬 주먹질이 상대를 향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광우병의 공포와 힘겨운 삶을 강요하는 이명박 정권과 미국산 쇠고기, 한반도대운하, 공공부문 민영화를 향한 것이었다면 어땠을까란 쓸데없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아니 두노인에게는 분노의 주먹보다는 자성과 성찰의 촛불이 필요한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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