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놈이 살린 영화 <놈놈놈> 그리고 셀카
영화 <궤도>, <카운터페이터>도 보고 싶다~

지난 17일 점심시간이 지난 뒤, 벗님으로부터 반가운 문자를 받았다. 떠날 준비를 위해 네이트온과 MSN 메신져 계정까지 삭제한터라 매일같이 열어둔 메신져에서 보이지 않았던지 문자로 연락을 취해왔다. 차차 휴대폰도 없앨 생각인데 이후에는 어떻게들 연락을 주고 받을지 모르겠다.

암튼 점심은 잘먹었냐며 그만둔다던 일터는 그만두었는지 물어왔고, 지난번에 만났을 때 약속한 팥빙수를 사주겠다고 문자를 보내왔다. 7월말(다음주까지) 있을거라 전하고, 시간이 되면 오늘 만나자고 문자를 건냈다. 괜찮다고 하기에, 간만에 서울을 올라가니 영화나 볼까해서 독립영화전용관인 인디스페이스(
http://indiespace.tistory.com/)에서 상영하는 영화를 확인해 보았다. 연변 최초의 장편독립영화라는 '삶과 사랑이 흘러가는 길'이란 멋진 타이틀을 가진 영화 <궤도>가 개봉해 상영중이라 해서 예매를 하려는데, 아이디를 가지고 있는 YES24(적립금을 사용하려고...)에서는 예매가 불가능했다. 인터파크와 맥스무비에서만 인터넷 예매가 가능했는데, 인터파크 아이디는 지난번 옥션 해킹사건이 터지면서 불필요한 아이디와 인터넷 서비스들을 정리하면서 없애버렸다.



그냥 영화관에서 티켓을 사볼까도 생각했는데 시간이 맞지 않을 것 같아서, 할 수 없이 인터넷 예매가 가능한 극장을 찾아보았다. 그 중에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카운터페이터>라는 영화가 상영중이라는 것을 보고는 예매하려 했는데 당일 예매는 안되는 것 같았다. 영화 <타인의삶> 제작진이 만든 <카운터페이터>는 실존했던 천재 위조전문가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라 한다.




그래서 결국 택한 것이 블로고스피어와 인터넷 상에서 너도나도 봤다는 <좋은놈나쁜놈이상한놈>이었다. 벗님도 딱히 보고 싶은 영화가 생각나지 않는다고 하고, 둘의 퇴근시간과 만날 장소를 생각해보니 종로3가에 위치한 단성사가 안성맞춤이었다. 단성사에서 상영중인 영화중에 놈놈놈 말고도 핸콕 등 헐리우드 영화가 몇편 있었지만, 영화배우 김혜수가 시사회를 보고 무엇을 보고 놀라워 했는지 괜히 확인해 보고 싶었다.

놈놈놈, 송강호의 재치와 존재감만 남았다!

이날도 영화가 시작되고 나서야 어두컴컴한 상영관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다행히 그렇게 많이 지나치진 않았다. 화면의 불빛에 의지해 자리를 찾아 앉아서는 일터를 나오면서 사온 우리밀 빵을 벗님과 나눠먹으며 놈놈놈을 지켜봤다.



굳이 오락과 흥미를 타켓으로 한 놈놈놈의 줄거리와 영화배경(일본전쟁 말기, 만주)에 대해 되새김질할 필요는 없을 듯 하고, 출연배우들의 모습에 대해서는 짧게 언급하고 싶다. 무엇보다 등장부터 심상찮은 영화 놈놈놈의 3주연 배우 중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놈놈놈이란 영화를 살린 주역은 단연 '손가락 귀신'이라 불렸던 이상한 놈, 윤태구로 분한 송강호였다. 그는 장면 장면마다 오락영화로서의 요소들을 잘근잘근 씹어 뱉어냈다. 영화<인디아나존스>의 박사(나치와 얽히고 섥히는 구도...)와도 비슷하면서도 영화 <올드보이>의 최민식을 패러디한 분위기에, 영화 <우아한 세계>에서의 터프하지만 바보같이 어눌하면서도 잔머리를 굴리는 모습들이 엉키고 섥혀 이상한 캐릭터로서의 진면모를 보여주었다.

그에 반해 앞뒤 사정을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총 하나는 잘 쏘고 말도 잘타는 좋은놈? 아니 그냥 멋진놈으로 분한 정우성의 존재감은 이상한놈과 견줄바가 되지 못했다. 도르레에 묽인 밧줄에 잡고 지붕을 날라다니면서 너무 쉽게 마적을 쓰러트리는 총질과 소리소문 없이 말타고 나타나 그 많은 일본군을 혼자서 해치운다는 멋진 설정조차도 말이다. 그리고 무조건 나쁜 마적, 살인귀로 분한 이병헌의 존재감도 이상한놈에 비하면 그다지 크지 못했다. 진짜 '손가락 귀신'에게 당한 것에 대한 복수를 위해 보물지도보다 윤태구에 집착하면서 이유없이 잔인하게 칼과 총으로 주변인들을 난도질을 하는 모습은, 영화 <달콤한 인생>에서 피를 흘리며 수십 여명의 조폭들과 싸우던 그를 떠올리게도 했다.

여하튼 좋은놈과 나쁜놈은 이상한 놈을 위해 존재한 캐릭터라는 것을 영화가 끝나고 밖으로 나설 때야 눈치 챌 수 있었다. 영화 내내 정신없이 말을 달리고 총질을 해대는 통에 정신없이 그 움직임을 쫓느라 눈치채지 못했던 것을. 그리고 그냥 웃고 넘길 만한 영화 놈놈놈을 보고 나와서 영화에 대해서 벗님과 이야기할 꺼리가 별로 없다는 것도 말이다.



덧. 극장 앞에서 비빔밥으로 늦은 저녁을 얻어먹고, 종로거리를 걷다가 찻집에서 핫초코를 마셨다. 주문한 차를 기다리면서 간만에 셀카도....



굴뚝배기를 주문한 벗님은 맛이 없는 것인지 매운것인지 제대로 먹질 못했다.






머털도사가 되어간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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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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