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땀 흘려 기르고 수확한 농작물 빼앗고, 농심 멍들게 하는 도적질 막을 대책은?
새벽녘 뒤숭숭한 꿈자리 때문에 잠을 설쳤습니다. 계양산에 올라 해돋이를 볼 생각으로 맞춰둔 휴대폰 알람이 4시경 울려 선잠에서 깨었지만, 다시 눈을 감아버렸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새벽같이 일어난 아버지는 거실에서 주무시다 TV를 켜 날이 밝고 어머니께서 아침밥을 차리실 때까지 뉴스 등을 보고 계셨습니다. 거슬리는 TV소리에 깊게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다, 아버지가 어머니가 차린 아침밥을 드시고 밭으로 나가시고 어머니가 상을 치우고 집안을 정리하던 차에 밭에 나가신 아버지의 전화를 받고 급히 나가신 뒤에야 자리를 털고 일어났습니다.
해돋이를 보러 나가기 전에 계단청소를 할 생각이었는데, 해돋이는 예전에 포기한지라 중천에 떠오른 해가 내리쬐는 옥상에 올라가 빗자루와 쓰레받이를 챙겨서는 계단청소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현관 문앞에는 어머니께서 급히 밭에 나가시면서 미쳐 치우지 못한 늙은 오이와 가지, 콩이 널부러져 있었습니다. 어제 아버지가 들깨밭에 약을 치고 돌아오는 길에 따오신 것들이었습니다.
밭에서 아버지가 따온 늙은오이
콩도 따오셨었다.
옥상에 옥수수를 말리고 있다.
고추를 말려 가위로 쪼개고 털어낸 고추씨
"고추를 누가 훔쳐갔다."
밭에서 묻어온 흙먼지를 빗자루로 살며시 쓸어 쓰레받이에 받아가며 옥상부터 1층까지 비질해나갔습니다. 비질을 끝내고서는 낡은 마포걸레로 남은 먼지를 닦아내 갔습니다. 그렇게 걸레질을 하며 2층에 내려가 있는데, 어머니께서 집으로 돌아오셨습니다.
걸레질을 하고 있던 저를 보더니, 어머니는 대뜸 "고추를 누가 훔쳐갔다."라고 말하시고는 "다 훔쳐가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야지..."라며 안타깝고 분한 속내를 그렇게 다스리셨습니다. 아침밥을 드시고 밭에 나간 아버지가 어머니께 전화를 한 것도, 바로 도둑이 인적이 드문 아랫밭 하우스 안까지 침입해 힘겹게 따서 널어놓은 고추를 훔쳐갔기 때문이었습니다.
농심을 멍들게 하는 도적질을 막을 대책도 피해를 구제받을 길도 없는게 더욱 분하다.
걸레질을 하다 '하우스 안까지 들어와 고추를 훔쳐갔다'는 소리를 듣고는,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훔쳐갈게 없어서 촌부들이 피땀 흘려가며 힘겹게 기르고 수확한 농작물, 벼, 쌀, 과수, 고추, 인삼 등 가리지 않고 닥치는대로 훔쳐가는 도적들이 예전부터 기승을 부린다고 했는데 정말 남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더군다나 이런 도둑들을 막거나 그 피해를 보상받을 길이 전혀 없고, 작년 봄 하우스에 들어와 고무모를 훔쳐갔었던 것도 기억나 더욱 분했습니다.
* 관련 글 : 봄철 농심 울리는 '두더지'보다 못한 고추모 도둑
택지개발이다 뭐다해서 낯선이들이 마을에 살면서 농작물 피해는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더 분한 것은 이런 도적질을 아직도 일부 사람들은 장난삼은 서리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길가에 심어놓은 농작물들은 모두 주인이 없는 줄 알고, 아니 남이 심어 놓은 것인 줄도 알면서도 죄다 따가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호박, 오이, 가지, 토마토, 고추, 깻잎 등 손에 닿는 것이라면 사람들은 거리낌없이 그것을 아무말 없이 뻔뻔한 낯짝을 하고 갈취해갑니다. 그래서 올해도 호박 하나 제대로 따먹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나이든 촌부들이 힘겹게 수확한 농작물을 도적질해가는 이들은 정말 사람도 아니다.
낯선이들은 쬐그마한 호박까지 죄다 따가버린다.
경찰과 지자체의 수확철 농작물 절도 예방 대책은?
얼마나 낯선 사람들이 밭이나 과수원에 들어가 자기 맘대로 농작물을 따가고 농지를 해치게 했는지, 오죽하면 농사짓기도 힘든 동네 촌부들은 밭 둘레에 철망과 펜스까지 쳐야 했습니다. 저희 밭에도 그물을 쳐놓긴 했지만, 인근 빌라사람들은 밭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농작물을 소리없이 따가곤 합니다.
암튼 가을 수확철을 맞아 농작물을 노리는 도적들이 올해도 기승을 부릴 것입니다.
농군들도 조심을 해야하겠지만, 농작물 절도를 예방해야 할 책임이 있는 경찰과 지자체(인천 서구)는 어떤 예방 대책을 세워놓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먹고 살기 힘들다고 이렇게는 못살겠다고 거리로 뛰쳐나온 애꿎은 사람들 때려잡을 생각마시고, 정작 때려잡아야 하는 도적들이나 제대로 잡아줬으면 싶습니다.
기둥을 박고 그물을 쳐봐도 소용이 없다.
길가와 빌라들이 인접한 밭에는 그래서 깨와 수수, 고구마를 심어놓았다.
요즘은 도둑들이 수수대도 잘라간다고 한다.
알알이 영근 수수알
낯선이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마을 농부들은 펜스와 철망을 쳐야만 했다.
길가에 과수는 낯선이들의 먹잇감이다.
농작물 절도뿐만 아니라 시설물까지 파괴하는 도둑을 막기 위해 기둥과 철망을 세워야만 하는 농가현실
농부들이 각박한게 아니라 세상이 못미덥기 때문에 이럴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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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고연놈들..!!
거저먹으려는 고연심보는 나중에 다 본인에게 자업자득으로 돌아올텐데 말이죠.
부모님 상심이 크셔서 어쩐데요..ㅠ_ㅠ
이런 일들을 한두번 당한게 아니지만, 이렇게 고추를 집어간 적은 처음이라서 그냥 체념하시는 듯...ㅡㅡ
그 도둑은 우리집에 든 도둑보다 더 양심이 불량하군요.
그래도 우린 고춧대에 달랑거리는 고추를 따 갔는데요 - 풋고추까지 -
부모님께 힘 싫어 드리세요.
리장님도 힘 내시고요 -
헐...실비단안개님도 당하셨군요. 이젠 식량부족이다 물부족이다 해서 이런 도적질이 더 기승을 부릴 듯하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