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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20 16:16

[포토에세이]돌풍에 아픈 기억이 씻기면,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포토에세이]돌풍에 아픈 기억이 씻기면,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아침부터 하늘이 심상찮았는데, 일터에 출근한 뒤 창밖에선 요란한 돌개바람과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습니다.
아이 손바닥만한 하얀 꽃잎을 가진 목력과 지기 시작한 분홍 벚꽃잎이 바람에 날려 건물에 부딪치며 바닥에 떨어지는 것이 창문 너머로 내다보입니다.

굵은 빗방울이 맺힌 창문사이로 찬바람이 스며들어온다



지난 18일 故 허세욱님의 발인날, 저녁께야 고인의 명복을 기리며 추모의 작은 촛불을 들 수 있었습니다.
그 때 '소중한 사람이 떠나고 나서야 그가 소중한 사람이었다'는 추도사에, 갑자기 눈물이 핑돌고 너무 오래전 헤어져 멀리 떨어져 살아가는 그 사랑을 떠오르게 했습니다. 그리고 소중한 사람을 소중히 대하지 못했던 자신을 책망하고,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사랑의 싹을 틔우기 위해 무엇보다 용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집으로 돌아오는 늦은 밤길에 하게 되었습니다. 용기내어 잊어버리려 했던 그 사랑의 휴대폰 번호를 눌렀다가 3번의 신호음 뒤에 끊고 말았습니다. 그 정도 용기밖에 나지 않더군요.

빗줄기에 헤어지던 그 때의 아픈 기억을 모두 지울 순 없을까?



그냥 잠들 수 없어, 긴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잘 지내는지 궁금하고 소중한 당신을 보고 싶다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그 사랑이 다른 사랑을 시작했을 수도 있고, 이젠 자신과의 기억을 힘겹게 다 잊었을 수도 있는데 말이죠.
한마디로 무슨 스토커처럼,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새벽까지 그 사랑이 작은 신호라도 보내주길 바라며 잠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몇 번 마주친 기회에 용기를 내지 못하고 외면했었기에 그 신호가 오지 않을꺼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젠 다시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하기 어려울 것 같아 간절히 전화의 신호를 기다렸고, 지금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사랑이 예전에 '자신은 그동안 기다려만 왔었다'고 말한 것도 기억이 납니다.

전깃줄과 나무가지를 세차기 흔들어대는 돌개바람이 둘이 헤어지게 된 아픈 기억들을 모두 날려주길 그리고 굵은 빗줄기가 다시 사랑하게 하는 마법의 씨앗에 싹을 튀워주길 바래봅니다.

밖에서 비를 맞는 목련꽃은 바람에 꽃잎을 많이 잃었다. 내가 사랑을 잃어버린 것처럼...


< 평화가 무엇이냐? 노래 듣기-볼륨을 높혀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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