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3일) 저녁 집에 돌아오니, 지난 주말 '봄철 농사를 망치는 고추모 도둑이 들었다'는 포스트에 나오는 비닐하우스가 자리한 아랫밭에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 들어선다'고 어머니께서 말씀해 주시더군요.
경기장 조감도도 인터넷에 나왔다고 낮에 그것을 제 컴퓨터로 찾아보셨다고, 아버지도 동네분들과 그것에 대해 이야기 나누셨다고 합니다. 주말 저녁 지역 케이블뉴스에서 2014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을 제가 태어나고 자란 인천 서구 공촌동과 쓰레기 매립지와 인근한 청라지구에 건설한다는 뉴스를 접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설마 그린벨트로 개발이 제한되어 몇 십년째 묶여있는 논과 밭에다가 생뚱맞은 종합운동경기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인천시가 땅 소유자나 동네 주민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할 수 있을까?'란 의문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의문은 바로 눈 앞의 현실이었습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 4개 경기장을 신설한다고 한다. 그것도 그린벨트 풀어서...
인천 문학경기장 인근 그린벨트를 풀어 골프장을 짓겠다고 한다(빨간선), 지도이미지 : 구글어스
우리 동네, 우리 논과 밭이 있는 땅에다가 종합경기장을 짓겠다 한다. 여기도 그린벨트다(빨간색), 지도 이미지 : 구글어스
그래서 한 포탈사이트에서 '인천아시안게임' '공촌동'이란 키워드로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대체 무슨 소리인지 궁금해 저녁밥도 입으로 들어가지 않을 듯 해 미뤄둔 채 말입니다. 여하튼 검색결과, 부동산과 관련된 내용이 줄줄이 달린 웹페이지에는 정말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이 들어설 부지와 경기장 조감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인천아시안게임 관련 뉴스도 있었는데, '막대한 경제효과 기대, 그린벨트 해제와 경기장 개발에 따른 부동산 훈풍, 지역건설경기 활성화'를 점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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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컥!' 하고 순간 숨이 막혀왔습니다.
인천아시안게임이 인천시민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고, 생태계를 보호하는가?
인천의 대표적인 산인 문학산을 깔아 뭉개 만든 인천 문학경기장(종합경기장, 야구장, 보조경기장)과 기존 경기장, 인근 지역(부천) 경기장만으로도 아시안게임 치르고 남을 듯 한데, 인천시는 문학경기장 뒤의 그린벨트를 풀어 골프장을 만든다고 하고 제 고향 내 부모와 조상이 대대로 살아온 논과 밭에다 하등 쓸모없는 만들어 놓아봤자 문학경기장처럼 적자운영으로 세금만 축낼 콘크리트 경기장을 짓겠다고 하기 때문입니다.(게임을 치르기 위한 재원마련도 안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인천은 송도 경제자유구역과 신도시, 청라지구, 계양산 롯데 골프장, 가정뉴타운, 경인운하 등 수없이 많은 난개발사업들을 벌이고 있는데 인천아시안게임은 이런 개발사업들을 총망라한 것으로, 무분별한 개발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비판을 무마하기 위한 '선전용' '미끼용'이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과 인천시의 개발지역과 겹치는 것은 우연의 일치일까? 청라지구, 송도, 남동구 등)
일례로, 인천지하철에선 아직도 '인천아시안게임을 유치하게 되면 인천이란 도시가 국제,레저,문화,과학도시로 거듭난다'고 시민들을 세뇌시키고 있습니다. 참 욕심도 많죠? 국제,레저,문화,과학도시 말만 그렇지 그런 이름을 붙인다하여, 전국에서 가장 심한 인천시의 대기질이 개선되는 것도 아니고, 무주택자들이 공공임대주택에서 살 수 있게 되는 것도 아니고, 대중교통, 가스, 전기 등 공공요금과 세금이 내리는 것도 아니고, 전국에서 가장 형편없는 교육, 복지부문이 나아지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우리 밭과 논이 있는 땅에다가 경기장 짓겠다고 한다. 주민들에게 한마디 의사도 묻지 않은채...나같은 이들이 완강히 거부하면 저들은 평택 미군기지처럼 공권력을 투입해 강제수용할 지도 모른다
경기장을 지으려는 서구 공촌동 일대 부지는 지금 개발제한구역이다. 논과 밭을 깔아뭉개고 경기장을 짓겠다는 생각은 대체 누구 머리에서 나온거냐?
숲과 논, 밭 위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도로가 나면서 그 많던 백로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서식처가 파괴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그린벨트 풀 생각만 한다
반환경 개발의 최선봉 인천아시안게임, 이 땅에 경기장 꿈도 꾸지마라!
아무튼 경기장 만들라고 땅 내줄 생각도 않고 있는데, 인천시는 무슨 배짱으로 조감도를 만들어서 아시안게임을 유치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미리 김칫국부터 마시고 북치고 장구치고 아시안게임 유치시켜 놓고는, 분명히 '인천시민들이 원하는 일이다' '개발되야 인천시나 270만 인천시민 모두가 잘 산다'는 구시대적 논리로 저희 동네 사람들을 꿰어 돈 몇푼을 쥐어주고 땅을 내놓으라 할 것 입니다. 15년 전 한국토지공사와 도로공사가 저희 집과 인천 계양산과 철마산의 생태축을 두 동강내는 8차선 도로를 만들었을 때처럼 말입니다.
부모님이 어떻게 생각하시는진 몰라도, 전 2014아시안게임 경기장에 그 땅을 내줄 수 없습니다.
그 땅마저 팔아버리면 고향인 이 곳에서 더 이상 살아갈 의미나 이유조차 없어지고, 무분별한 개발에 한없이 광기를 부리는 인천시와 돈 되는 일이라면 쌍심지 켜고 달려드는 개발업자, 부동산투기업자, 건설업자들의 배를 불려줄 생각이 결코 없기 때문입니다.
* 그 시장주의, 자본주의, 사유재산제를 찬양하는 이들처럼, 저도 경기장 부지에 포함된 땅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투기업자들처럼 '알박기'라도 해야 할 듯 합니다. 1평에 1조는 받아야 하겠죠? ^-^::
* 아래 지도 이미지는 구글어스를 통해 살펴본 인천 아시안게임 경기장 부지입니다. 어제 YTN에서 구글어스로 경기장 부지를 보여주는 방송을 보고는 저도 따라 해봤습니다. 프로그램 설치하고 해봤는데, 구글어스 정말 대단했습니다! 한 눈에 반해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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