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한남정맥 시민탐사를 마치고 소래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수명이 800년이나 된 은행나무가 자리한 마을을 지나쳤습니다. '장수동 은행나무'로 명명된 나무는 인천광역시 기념물 제12호로, 남동구 장수동에 소재하고 있었습니다. 이 나무는 높이가 30m에 이르고, 둘레도 8.6m나 된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마을주민들이 매년 음력 7월과 10월에 제물을 차려 풍년과 무사태평을 기원하였다 합니다.
쉴 새 없이 산을 오르고 내려왔기에, 커다란 나무와 여러갈래 나무가지가 만들어 준 그늘은 제게 안식과 평온을 건네주었습니다. 은행잎 사이로 시원한 바람도 불어와 끈끈했던 땀도 식혀주었습니다. 오래 머물수는 없었지만, 그 은행나무를 살펴보면서 그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인간에게 한없이 베풀어 주기만 하고, 이용만 당하는 자연과 뭇생명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물밀듯 밀려왔습니다.
특히 한강유역환경청 조차 인천의 생태, 환경보존을 포기하고 계양산에 롯데 골프장을 개발하도록 '조건부 동의'를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니, 막개발이 판치는 인천에서 그나마 살아남은 숲과 산, 자연 그리고 그 속에서 인간의 위협에 노출된 채 살아가는 야생동식물과 그 서식처가 더 많은 것을 원하는 욕심덩어리 도로건설로 잘려나가고 경제자유구역, 신도시와 재개발, 골프장으로 파헤쳐지고 침식되고 사라질 것만 같아 암울해졌습니다.
아무튼 옛 사람들이 환란이 있을 때 은행나무를 향해 치성 들여 절을 하고 기도를 올렸듯이, 마음속으로 '인천의 산하를 살려 달라'고 빌어봅니다.
장수동 은행나무
여러 갈래 은행나무 가지
은행나무 품이 참 웅장하다!
뜨거운 뙤약볕을 가려줘 은행나무 아래 그늘은 참 시원했다.
은행나무야 인천의 산하를 부탁해! 탐욕스런 인간이 할 수 없는 것을 너는 할 수 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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