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가 내리던 밤이었습니다.
온종일 정신없이 내리던 비가 자정이 가까워지자 멈췄습니다. 세상에 모든 소리를 잡아먹었던 빗소리가 사라지고, 바람에 실려 희미하지만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정겨운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 소리에 이끌려 속옷 바람으로 어두컴컴한 옥상으로 올라가 봤습니다. 귀를 쫑긋 세우고 그 소리가 나는 곳을 두리번거리며 찾아보았습니다.
집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공촌천에서 들려왔습니다.
'개굴개굴'하고 울어대는 개구리의 노랫소리였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개구리 노랫소리에 홀려, 옥상에서 내려와 카메라를 집어 들고는 늦은 밤 공촌천으로 향했습니다. 더 가까이에서 개구리를 만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계양산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어울린 개구리의 노랫소리가 공촌천 주변에 가득했습니다.
사람들이 접근하기 쉬운 친수공간을 만들겠다며 말뿐인 '자연형' 하천공사가 한창인, 공촌천 인근에서도 개구리 가족들이 한 밤중에 시끄러우리만치 노래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개구리는 '개골개골' 어떤 개구리는 '개굴개굴 개구구르'하고...
예전에 비오면 길가나 논두렁에 개구리 천지였는데, 이젠 비가와도 개구리를 보기 참 힘든 것 같습니다.
개구리가 살만한 습지나 논이 개발이다 머다 해서 다 사라지고 말았으니까요. 그래서 개구리도 인간과 곁에서 살 수 없게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보금자리에서 쫓겨나고 쫓겨나서 이젠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보였습니다.(관련 글 참고)
그래서 짝을 찾는 흥겨운 개구리의 노래소리가, 제겐 더욱 처량하고 서글프게 들립니다.
p.s. 계양산 골프장 개발되면 도롱뇽과 맹꽁이도 사라질겁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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