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18 16:09

치열한 경쟁과 정체성의 혼돈, 소외 속에서 젊은이는 왜 불안한가?

치열한 경쟁과 정체성의 혼돈, 소외 속에서 젊은이는 왜 불안한가?
불안...그것은 당신의 자유와 삶을 옥죄는 울타리 때문...

지난 13일 토요일 우이동 봉도수련원에서 KYC 주최한 토론회가 있었다.
민주화 이후 사회변화와 개혁을 외쳤지만 정치와 국정운영 경험의 부재와 그리고 치명적인 여러 문제들을 자가생산하면서 실패로 끝내고 있는 386세대, 그리고 그들의 정권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나갈 젊은 세대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어떤 이들인지? 알아보고,
현재 2030 젊은 세대의 이름을 짓는 끝장토론이었다. 자신은 30대 그룹의 토론자로 참여했다.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 장시간에 걸쳐, 참가한 토론자들이 생각하는 20대의 특성을 카드에 적어내고 그것을 모아 주요 특징을 토의해 뽑아내고 그것에 대해 토론했다.

각자 2030 세대의 특징을 카드에 적어냈다.


카드를 같은 주제들로 묶어냈다.


나...



세대 간의 그리고 각기 다른 경험과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많이 들어 볼 수 있었다. 흔히 사회문제와 정치 불신과 무관심이 팽배하다는 20대 초중반의 젊은이들이 무엇을 고민하고 있고, 어떤 삶을 살기 위해 바동거리는지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IMF와 함께 태어나 경쟁과 불안, 소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영리한 선택들을 하는 그들의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했다. 그들이 그런 삶을 살고 싶지 않아도 사회가 젊은이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조건 짓고 맹목적인 열정과 무한경쟁으로 몰아가고 있는 현실에 대한 분노도 느낄 수 있었다.

친시장, 탈이념...


20대 토론 참가자



오로지 서울 명품 S.K.Y 대학에 가기위해 친구와 경쟁하며 입시교육에 시달리고, 부모의 피를 빨아대는 사교육을 받아야하고, 유치원 때부터 영어공부 해야 하고, 대학 와서도 '신이 내린 직장'에 취직하기 위해 토익, 토플은 기본이요, 열정과 패기, 글로벌 세계화에 준비된 인재를 요구하는 기업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어학연수, 해외여행도 다녀와야 하고 학점도 괜찮게 따야한다. 틈틈이 자격증도 따야하고, 치솟는 대학등록금을 내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해야 한다. 등등등...

그러나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고 그것에 분노하지만, 그들은 행동과 실천을 통해서 자신의 온전한 삶을 되찾으려는 노력을 포기하고 있었다. 아니 자신의 자유를 포기하고 타협하고 있었다. 다음 시대의 희망이라는 젊은이의 현실은 너무나 가혹하고 암울하기만 했다.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 속에서 나름 주체적이고 국가와 사회를 위해 희생적인 삶을 살았다는 40, 30대 그룹은, 젊은 세대가 자신들의 삶을 옥죄는 불안 속에서 헤어 나오려 하지 않는 모습을 이해할 수 없었고 적잖이 실망하기도 했다.

30, 40대 토론참가자


2030대의 특징은? 그들은?


20대 젊은이들의 고민과 삶에 대해 많이 들어볼 수 있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실망하고 좌절하기보다, 그들의 선택을 우선 존중해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들의 선택과 삶, 행동양식들이 젊은 세대가 만들어낸 돌연변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기성세대와 현 사회가 뛰어넘을 수 없는 울타리 안에 사람들을 가두고 그곳에서 맹목적으로 국가와 사회, 자본을 유지, 존속, 재생산하는 순종적인 구성원으로 훈육시켜왔고, 그 가운데 자유와 정체성에 대해 번뇌하는 젊은이들은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노예 검투사가 되어 울타리 안 검투장에서 서로 치고받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노예 검투사가 아닌 자유로운 인간으로 살아가는 방법이나 시대를 경험하거나 접하지도 못했고, 그것을 제대로 사회가 알려주거나 교육을 통해 제공해주지도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여간 젊은이들은 그들 나름대로 최선의 정치적인 선택을 하면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삶, 자유와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맹목적인 복종보다는, 고도의 정치적인 선택과 적극적인 포기를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형식만 갖춘 민주화와 의회민주주의, 정당정치, 다수결의 원칙, 투표와 선거가 얼마나 허구적이고 기만적인지, 너무 일찍 알아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젊은이들보고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라고, 투표하라고 징징대지 좀 마라!
단순히 20-30대 투표율만을 가지고 젊은 세대가 정치와 사회문제, 변화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불신하고 있다고 성급하게 판단하는 것도 이제 그만 했으면 한다. 지겹다.

그 대신 젊은이들이 자신의 주체적인 삶과 자유를 포기하지 않고 선택할 수 있게 숨통을 트여주는, 울타리를 조각내고 벗어나는 계기(정치사회교육)와 기회(풀뿌리지역운동, 시민사회운동)를 건강하고 튼튼하게 만들어갈 생각이나 해라! 그렇지 못하면 작금의 먹물 정치판과 병든 사회는 몇 대가 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유와 포기"
정체를 알 수 없는 불안에 떨고 있는 젊은이들이, 자신의 절대자유를 포기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길 바란다.

p.s. 2030 끝장토론은 11월 5일 뉴스메이커 커버스토리에 게재될 것이라고 한다. 토론에서 나온 이야기들이 어떻게 정리되어 기사화 될지 무척 궁금하다. 토론 자체에 대한 한계도 있고 해서리...아참 끝장토론 끝에 나는 현 2030 젊은 세대를 '고정주파수를 가진 라디오의 건전지' 같다는 생각을 했다. 획일적인 주파수를 가진 삶을 살아가면서 에너지가 소진될 때까지 건전지함에 갇혀지내야 하는 리프레쉬되지 못하는 건전지와 비슷하다는...심한 비약일까?

자유와 포기...너무 추상적이긴 하지만...


장시간 토론을 끝낸 뒤


사회와 세상은 변하지 않지만 계절은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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