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28일) 아침입니다.
밤새 비가 오지 않은 것을 확인한 뒤 부모님은 깨를 털러 밭에 나가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잠자리에서 일어나 3층 건물의 계단 청소를 했습니다. 지난주부터 시작한 가을걷이로 인해 계단은 흙과 먼지들로 가득했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계단을 오르내리다가 검부러기가 구석구석에 쌓이는 것을 보았기에, 그냥 내버려둘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금요일, 주말께 계단청소를 할 생각이었습니다.
* 관련 글 : 무력할 때 종종...계단 물청소를
파자마 차림으로 풀풀 날리는 흙먼지를 빗자루로 쓸어 담았고, 낡은 대걸레를 빨아 3층부터 1층까지 계단을 씻어냈습니다. 물청소를 하고 싶었지만, 계단청소를 빨리 끝내고 먼지를 뒤집어 쓴 몸을 따뜻한 물로 씻어내고 아침겸 점심을 차려먹고. 간만에 TV도 보다가 이렇게 블로깅 하다가 서울역에 가봐야했기에 다음으로 미뤘습니다. 새롭게 한 주를 시작하기 위해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하는 일요일이지만, 집을 나서지 않으면 안 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이래서 다음 블로거 붉은별님이 다른 블로거와 함께 상암동에서 보자고 한 제안에 흔쾌히 응할 수 없었습니다. ^-^::)
p.s. 오후3시 서울역 광장에서 '자이툰 파병 연장반대/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점령종식/레바논 파병철군/ 이란 공격 반대/한미전쟁동맹 반대'를 외치는 <자이툰 파병연장 반대와 이라크 점령 종식을 위한 한미공동반전행동>이 있을 예정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참여바랍니다.

아참 오후 4시부터는 WSPA와 녹색연합이 주최하는 녹색콘서트 '곰아 미안해'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소식을 지지난주에 보긴 했는데,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대신 '왜 이렇게 날을 잡았을까?(사실 한미공동반전행동 일정이 27일에서 28일로 미뤄진 것이긴 하지만.)' '반전운동과 생명과 평화를 내세운 환경운동의 연대가 어느 수준인지 알겠다' '곰사육제 폐지도 중요한 문제지만, 환경관리적.개량주의적 환경운동의 전형적인 모습을 이런 식으로 드러내는구나' '정부와 환경부, 지자체, 기업의 반환경정책과 반환경경영을 문제삼아 비판하고 견제한다지만, 그들과 사업과 프로젝트를 하고 돌려서 후원받는 기성사회와 사람들 입맛에 맞춘 주류환경운동 이젠 좀 달라져야 하는 게 아닐까?' '한미FTA 비준저지 활동에서 환경단체들이 더 이상 눈에 띄지 않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 아닐까?'란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삼성의 '고맙습니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네이버 해피빈의 콩모으기가 진행중에 있다. 그 플래시 광고 장면 중 하나.
이 때문에 일터의 홈페이지(사이버NGO자료관)의 NGO 행사소식란에 '곰아 미안해' 콘서트는 게시치 않았었습니다. 곰사육 문제도 어떻게든 해결해야 할 사안이지만, 몇몇 가수를 등장시켜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방식에는 동의할 수 없었습니다. 요즘 주류환경단체들이 시민을 대상으로 펼치는 행사나 프로그램, 캠페인을 보면, 꼭 이벤트,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하는 것(제품 홍보행사 등)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라크 파병연장을 노무현과 참여정부가 결정한 이 시점에서, 반전행동에 나서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개인적인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곰 콘서트에 가기 위해 반전행동에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꺼란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
* 관련 글 :
- 한국의 '평화''국익'은 '석유약탈''살육침략전쟁 동조'와 동의어
- 부끄럽다! 자이툰 파병연장! 이게 니가 말하는 '진보적 시민민주주의'냐?
- 파병연장? 미국에게 그냥 한국군을 조공으로 바쳐라!
그 우려는 현실이었습니다.
함께 일터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인턴장학생이 콘서트 소식을 올려놓았고, 소식 게재여부를 확인해 물어보니 자신도 콘서트 참가신청을 했다고 하더군요. 머 그렇다고 그 학생을 질책하거나 비난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보기 좋고 듣기 좋은 아름다운 운동(?)이 팔리는 시대에서, 광장에 뛰쳐나와 자유롭게 행동하는 것은 역시 사람들에게 매력적이지 못한 것일까란 의구심이 일어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 일터 곳곳에 반전행동을 알리는 포스터가 붙어있었지만...
하여간 저는 곰 콘서트 대신 서울역으로 향합니다.
진정 생명과 평화를 바래서 곰 콘서트에 가시는 분들이라면, 잠시 서울역에 들렀다 가시면 좋겠습니다.
p.s. 지난 주말 지역G 활동가들을 만난 적이 있어, 반전행동에 올꺼냐고 물었더니...곰 콘서트 이야기를 하더군요. 11월 11일 범국민행동의 날은 참가할꺼냐고 물었더니....시큰둥....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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